회복은 혼자서는 어렵다 – 아내와 함께 쌓은 출산 전 루틴 #17
회복은 자동이 아니라 설계다. 출산 전 루틴은 가족 시스템의 안정화 작업이다.

출산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게는 다시 한 번 기적처럼 찾아온 둘째 아이를 만날 날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은 마냥 설레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는 더 자주 힘들다고 말했고, 더 자주 침묵했다. 임신 중반까지는 기쁜 마음이 앞섰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몸은 무거워지고 잠은 얕아졌다. 무릎이 아프고, 감정은 널뛰었고, 소화는 자주 꼬였다.
나는 HealthOps. 시스템처럼 건강을 설계하는 중년의 아빠이자 개발자다. 그녀의 피로를 단순한 감정으로 넘기지 않았다. 그건 로그였다. 조용히 누적되는 시스템 오류 메시지였다.
그래서 우리는 출산을 기다리지 않고, 준비하기로 했다. 단지 짐을 싸는 준비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구조 설계, 즉, 출산 전 마지막 안정화 루틴이었다.
1. 아내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예전처럼 활기차게 인사하지 않았고, 아침마다 자주 눈을 비볐다. “좀 쉬고 싶다”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꺼냈다. 자잘한 일에도 눈물이 차올랐고, 대화는 짧아졌다.
피로는 단지 에너지 고갈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부하였다. 아내의 변화는 명확한 경고 로그였다.
2. HealthOps식 출산 전 루틴 설계 – 회복
이번 루틴은 ‘회복’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몸과 마음이 출산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정비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하루를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루틴을 설계했다.
아침 루틴 – 기초 재부팅
- 미지근한 물 한 잔과 레몬 한 조각
-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혈액 순환 유도
- 철분과 엽산 복합 영양제 섭취 (비타민 C와 함께)
- 햇빛 10분, 기분과 멜라토닌 리듬 조절
점심 루틴 – 피로 방어와 소화 보완
- 소고기, 녹황색 채소 위주의 단백질 식단
- 마그네슘과 비타민 B군 보충
- 20~30분 휴식 또는 조용한 음악 듣기
저녁 루틴 – 정서 안정 루프
- 가벼운 산책, 대화 중심의 시간
- 따뜻한 수건 찜질로 긴장 완화
- 저염식 저자극 식단으로 위장 부담 최소화
수면 루틴 – 회복 실행 시간
- 식사는 잠자기 3시간 전 마무리
- 스마트폰 사용 종료, 불빛 최소화
- 복식호흡으로 긴장 해소
- 일정한 기상시간 유지
3. 3주간의 실천 기록
- 야간 각성 횟수가 3회에서 1회 이하로 감소
- 아침 기상 후 어지러움 사라짐
- 감정 기복이 줄고, 웃음이 늘어남
- 복부 팽만과 소화불량 빈도 절반 이상 감소
- “요즘은 몸이 회복되는 느낌이야”라는 아내의 말
루틴은 눈에 띄지 않게 쌓이지만, 어느 순간 몸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한다.
4. 남편으로서 함께한 루틴
사실 이 루틴은 아내 혼자 실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구조 안에서 동반자의 역할을 설계했다.
- 매일 아침 물 끓여두기
- 스트레칭 타이밍 맞춰 동기부여
- 저녁 산책은 함께하기
- 하루 감정 로그 정리하며 대화 시도
- “오늘은 어땠어?” 한 마디의 일상화
작은 행동들이 쌓이자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게 돼.”
5. 마무리 – 회복은 구조이고, 구조는 사랑이다
회복은 자동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임신이라는 변화 앞에서는 더 그렇다.
이번 루틴은 우리 가족 전체 시스템의 안정화 작업이었다. 아내의 회복은 아이의 건강으로, 아이의 건강은 우리의 미래로 연결된다.
출산은 하루지만, 그 준비는 일상의 루틴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 루틴 안에서 가족과 함께 걷고 있다.
다음 포스팅 예고
#18 – 드디어 만나다, 신생아 시스템과의 첫 연결